날씨: 눈이 왕창 오더니 날이 확 추워져버렸다.
          양구는 이제 하얗다.
          큰일 났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며칠 일기를 못 썼다.

물론 쓸 순 있었지만

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서..

최근 보직 변경을 명령받았다.

전포대장 직책에서

무려 군수과장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.

너무도 갑작스럽고 어처구니가 없는 걸 제쳐두고라도

대위나 할 보직을 나한테 덜컥 맡겨버리는

이노무 부대도 참 어처구니 없다.

내가 내 스스로의 부족함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,

뜬금없이 보직을 바꾸라니..

이젠 전역이 7개월도 채 안 남은 상태고

이제서야 정신 차려서 슬슬 조금씩

전역을 위한 준비와 더불어

자격증이나 기타 그 동안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한 보완을 해보려는데

그런 중책을 맡겨버리면 난 어쩌라고..

나도 1년 선임들이 지금 겪고 있는

부대에서 빨릴 만큼 빨려서

결국 지금 전역하고 번듯한 직장 하나 못 잡고 고시원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라고?

이 씨발?

이런 개 똥꼬같은 경우가 어디 있나..

그리고,

그 동안 함께 지내오며 정말 동생같이 지냈던 우리 포대 아이들과

이렇게 갑작스럽게 떨어져버리면

그 서운함을 어떻게 채우나..

후우..

정말 괴로웠다.

그래서 이 소식을 들은 지난 수요일 이후

갑작스럽게 장염인지 단순한 배탈인지..

아파서 며칠을 고생하고 있다.

물론 시간이 지날수록

'단념해야지 어쩌겠나..'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서도..

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힘들었다.

그러다가 전부터 내가 좋아하는 영화 '해롤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'를 다시 봤다.

영화 속의 그 명대사..

그리고 오늘의 일기의 제목..

'In the end, The universe tends to unfold as it should..'

세상은 결국 가야 할 방향으로 가게 돼있다..

갑작스레 내 삶이 좆같이 꼬인 게 아니라..

정말 그냥 이게 세상이 흘러가야 하는 방향이라면..

휴..

일단 따라가보자..

망할..

에라 모르겠다..

p001.jpg  Yeah, This is me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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